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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tic Revival of Dongbu HiTek

May 04, 2017 08:34|May 04, 2017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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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tic Revival of Dongbu HiTek
The dramatic resurrection of Dongbu HiTek hasn't been well publicized due to the high performance of the two giants in the semiconductor industry, Samsung Electronics and SK Hynix. Dongbu Group once decided to give up on HiTek as the latter kept taking losses by the trillions of won.

Until recently, it was a general rule in the world's semiconductor industry that once you lose a momentum you lose it forever. But SK Hynix broke this rule and now Dongbu HiTek is breaking it again. Since turning to the black first time in 2014, the company has continuously increased its profit. In the first quarter of this year, Dongbu HiTek is estimated to have earned a record-high operating profit.

The success of the company can't be explained without mentioning the stubbornness of Dongbu Group chairman Kim Jun-ki and the company's employees who have endured for more than 20 years. The company's main customers are fabless chip design firms that make chip manufacturing orders to chip foundries like Dongbu HiTek. 

For 17 consecutive years from its founding in 1997 to 2013, the company took losses, with its cumulative loss rising over 3 trillion won. The debt of 1.2 trillion won it borrowed from Korea Development Bank and others in the early 2000s pushed the company to the brink of bankruptcy.

All the while, Dongbu HiTek invested steadily in R&D with its R&D investment averaging at 60 billion won a year. Its focus on analog semiconductor chips paid off when the smartphone market exploded in the late 2000s. Overseas fabless companies including those in Japan started placing orders. Thanks to these developments, Dongbu HiTek could reduce its debt to a low of 800 billion won from 2.5 trillion won in 2009.

autonomy@hankyung.com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폭발적인 수익력에 가려져 있지만 말 그대로 ‘지옥에서 살아나온’ 동부하이텍의 반전은 무척 극적이다. 한때 수조원에 달한 누적적자로 동부그룹 내부에서도 포기하자는 주장이 나오던 회사였다. 기술장벽이 높았고 운영자금은 늘 빠듯했다. 한번 기울면 영원히 일어서지 못한다는 것이 세계 반도체업계의 역사였다. 이 불문율을 하이닉스가 처음 깨뜨리더니 이제 동부하이텍이 그 존재감을 세계에 알리고 있다. 2014년 흑자 전환에 성공한 뒤 매년 이익을 늘려 온 이 회사는 올 1분기에도 분기 기준 최대 영업이익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동부하이텍의 성공적 생환은 까다롭고 변덕스럽기로 정평 난 팹리스라는 고객군을 끈질기게 넓혀나간 임직원의 뚝심과 끝까지 사업을 포기하지 않은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의 ‘20년 인내’를 빼놓고는 설명할 길이 없다는 평가다.

이 회사의 업(業)은 파운드리다. 메모리 반도체 회사처럼 스스로 제품을 설계하고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고객사 주문을 받아 반도체를 생산하는 것이다.


고객의 대부분은 팹리스(반도체 설계업체)다. 반도체 설계업체가 스스로 생산설비를 갖추기엔 너무 많은 투자비가 들어가기 때문에 생겨난 업태가 파운드리다. 설계자의 의도와 주문대로 생산하기 때문에 생산성만 일정 수준을 유지하면 돈을 벌 수 있다.

김준기 회장(사진)이 1997년 창업한 동부전자에 파운드리 사업을 접목할 때도 이런 구상에 따른 것이었다. 하지만 10년 내 흑자가 가능할 것이라는 그의 공언은 좀처럼 실현되지 않았다. 파운드리는 얼마나 많은 팹리스를 고객으로 확보해 공장 가동률을 높이냐가 수익률을 결정한다. 이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개별 팹리스의 주문량이 적어 수개월만 만들고 마는 제품도 많다. 동부는 일감을 찾기 위해 국내를 벗어나 일본 등 해외 팹리스를 찾아갔지만 신생 파운드리에 제품을 맡기겠다고 나서는 곳은 거의 없었다. 생산량을 확보하지 못하다 보니 고정비 부담이 늘어나고 수익성은 급격히 악화됐다.

김 회장의 참패였다. 2013년까지 17년 연속 적자에 누적 순손실은 3조원을 넘어섰다. 2000년대 초 산업은행 등으로부터 빌린 1조2000억원은 회사를 벼랑 끝으로 몰아붙였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도 연평균 600억원 정도를 연구개발(R&D)에 투자했다. 국내외 유능한 경영자와 엔지니어들도 적극 영입했다. 2000년대부터 주력해온 저전력 반도체인 아날로그 반도체에서 서광이 보이기 시작했다. 아날로그 반도체는 압력과 온도, 전력, 음성 등 아날로그 신호를 디지털로 전환해 전달하는 반도체다. 2000년대 후반부터 스마트폰 시장이 확대되며 수요가 크게 늘었다. 오랫동안 지켜만 보던 일본 등 해외 팹리스도 서서히 제품을 주문하기 시작했다.

재무구조 개선에도 박차를 가했다. 김 회장은 2009년 당시 오너 경영자로는 사상 최대 규모인 3500억원의 사재를 회사에 털어넣었다. 구조조정과 자산 매각도 병행해 3년에 걸쳐 한때 2조5000억원에 달한 부채 규모를 8000억원대로 떨어뜨렸다.

반전의 결정적 계기는 팹리스와의 상생적 생태계 구축이었다. 웨이퍼 한 장으로 다양한 반도체의 시제품을 만들 수 있는 ‘MPW(멀티 프로젝트 웨이퍼) 프로그램’이 대표적이었다. 시스템 반도체를 설계한 뒤에는 실제로 잘 작동하는지 시제품을 만드는 과정이 필수다.

국내 팹리스는 대부분 매출 1000억원 이하로 영세해 장당 1억원 이상인 웨이퍼값을 낼 돈이 없었다. 하지만 MPW를 활용하면 시제품 제작 단가를 기존의 20% 이하로 낮출 수 있다. 시스템 반도체 설계에 필요한 소프트웨어(SW)도 동부하이텍이 무상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구입해서 쓰려면 수천만원이 필요한 SW다. 파운드리 라인을 공개해 설계 단계부터 동부하이텍의 공정을 고려해 반도체를 제작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2001년 50여개에 불과했던 동부하이텍의 팹리스는 2015년 150개까지 늘었다.

4차 산업혁명도 파운드리 사업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사물인터넷(IoT)과 드론, 자율주행차 등에 들어가는 센서는 새로운 주문형 반도체를 요구하고 있다. 최창식 동부하이텍 사장은 “파운드리 사업 모델이 뿌리를 내렸고 고객 기반도 미국 일본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공장 가동률은 90%까지 올랐고 영업이익률은 20%대의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연간 영업이익은 2015년 1244억원, 2016년 1718억원에 이어 올해는 2000억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우리는 비메모리 사업에 헌신해 조국 근대화에 기여한다.” 음성과 부천 공장에 걸려 있는 김준기 회장의 친필 액자가 이제야 반짝반짝 빛을 내고 있다.

■ 팹리스

fabless. 반도체를 생산하는 공장(fab) 없이 반도체 설계와 판매만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다. 설계 데이터를 바탕으로 반도체 생산만을 전문으로 하는 파운드리에 위탁해 반도체를 생산한다. 세계 스마트폰의 85%에 자사가 설계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공급하는 영국의 ARM이 대표 기업이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